어제 밤을 샜던 후폭풍이 컸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늘 회고를 시작한다.
평소라면 자정이 넘어가기 전이나 자정이 넘어가고 나서 1시나 2시가 되기 전에 썼을텐데.
많이 피곤했는지 초저녁쯤에 잠들어서 5시가 넘어서 눈을 떴다.
12시간을 넘게 잤지만 회고할 거리가 없는 하루는 아니었지만.
1. 고향에 내려오면서 보았던 것들
결국 내려왔다.
어차피 예정에 있었던 일정이고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밤을 샌다고 샜는데 중간에 1시간 정도는 잤다.
어찌되었건, 새벽 5시에 나서서 서울역에서 7시 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새벽 5시부터도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나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보다도 먼저 아침을 여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을.
회고를 하면서도 반성을 하게 된다.
나는 하루를 정말 성실하게 잘 보내왔던 것일까.
'이만하면 됐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왔던 날들이 없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2. 집에 내려왔지만 그렇게 달갑지는 않다.
계속 했던 이야기지만 이제 진짜로 내려왔으니 하는 이야기다.
부정적인 견해가 결국에는 집에도 반영이 되었다.
어제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내려가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사실을 말했었다.
그리고 그걸 알고 난 뒤로 썩 달갑지는 않으신 것 같다.
사실 내려온다고 했을 때는 오랜만에 아들을 본다고 굉장히 들떴던 것 같다.
내가 거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아들이 온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준비를 하셨을텐데, 나는 거기에 부응하질 못했다.
쉬러 간다는 생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었기에 나는 기분좋게 말할 수가 없었고.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알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어려웠다.
결국 기차역에서 내리고 집에 들어올 때까지 냉랭한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졌고.
이 상황을 쉽게 푸는 것은 내가 포기하면 쉽게 해결이 된다.
단지 내가 그것을 쉽게 하지 못했을 뿐이고.
화요일까지는 살얼음판을 걷는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이제는 집도 내게 마음을 놓을만한 곳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회고를 마치며
사람이 살면서 그래도 어딘가 돌아갈 곳은 남겨둬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대부분이 고향을 마지막으로 돌아갈 곳으로 생각한다.
결국 돌아오긴 했지만 나는 좋지 못한 방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잘못된 선택을 했고, 이미 결과는 일어났으니 거기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가 져야한다.
애초에 쉬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은 아니었고.
화요일까지만 어떻게던 버틴다는 생각으로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