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웠다.
내일도 마찬가지로 춥다고 하고.
겨울인데 참 희한한 겨울이다.
중간도 없이 확 추워졌다가 확 포근해졌다가.
어떻게 보면 나도 좀 그런 것 같다.
잘하다가도 하루는 이상하게 말아먹는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런 것 같다.
1. 이상한 시간에 잠을 잤다.
말 그대로 이상한 시간에 잠이 들었다.
요즘 근 며칠간 낮잠을 안자거나 10~20분 정도 살짝 잠들고 마는 정도였는데.
오랜만에 그 룰을 깨졌다.
심지어 잠이 들었던 시간이 저녁 8시 30분경인가 그랬다.
눈을 뜨니 저녁 9시 30분.
또 1시간 가량을 눈을 붙였다.
낮에나 잠들었으면 그러겠거니 했는데, 이상한 시간에 잠이 들어버리니 이것도 문제다.
아직도 공부하는데 있어서 끈기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초심을 잊지 말자고 항상 다짐하면서도, 이런 순간이 한 번씩 오면 내 스스로가 참 싫어진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내일이 있다는 것을 핑계로 삼지 않겠다고 했다.
묵묵하게 내가 해야할 것들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중요한 것을 알고 있다.
매일 5시간에서 5시간 30분 정도 자고 일어나긴 하지만, 나는 이것이 한계라고 생각치 않는다.
마음 먹기 나름이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2. 윈도우즈 시스템 프로그래밍의 글도 슬슬 마무리가 되어간다.
사실 학원이 개강하기 전까지 목표로 했었던 것은 거기서 추천해줬던 세 권의 책을 모두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 책을 다 읽어보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복습까지 생각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꽤 오래 걸린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1%의 네트워크의 원리'의 초반부를 읽다가 내려놓게 되었다.
일단 '열혈 TCP/IP 소켓 프로그래밍'을 먼저 끝내고 그 뒤에 이걸 읽는 것이 더 큰 그림을 보기에는 좋을 것 같아서였다.
마찬가지로 'Windows via C/C++'도 '뇌를 자극하는 윈도우즈 시스템 프로그래밍'을 먼저 다 읽고 나서 읽으려고 한다.
무엇이 되었건 입문서를 먼저 확실하게 마무리하고 그 뒤에 읽으면 빛을 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했던 것을 정리하는 것도 이제 얼마 안남았다.
파일 입출력, 비동기 I/O, 메모리 관리, DLL
이 후에는 TCP/IP 소켓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용을 정리할까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느꼈던 것은 강의하듯이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하나 쓰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갖다 쓰는 것이 거의 7~80%기도 하지만.
그저 베껴 쓰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필요하다면 내가 따로 더 적는 부분들도 있다.
내용을 처음 배우는 것도 어렵지만, 신경써서 복습하는 것은 더 어렵다.
3.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
빨리 읽고 빨리 진도를 나가면 많이 공부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마음이 조급한 부분이 있어서 가능하면 빠르게 읽고,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확실히 빠르게 보면 까먹기도 빨리 까먹는다.
복습을 동반하지 않으면 훨씬 더 빨리 까먹는다.
가끔 가다가 책을 다시 복습하면서 보게되면 이런게 있었나 싶을 때가 있다.
참 아찔해지는 순간이다.
그렇다고 느리게 보면 어딘가에 꽂혀서 속도를 내기가 참 어려워진다.
이상한데서 왜 이걸 모르지 하다보면 거기에 꽂히게 되고, 그걸 끝까지 알아내게 되다보니 생각했던 진도를 못나가게 된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것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공부했던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공부하면서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하나 깨달은 것은 빨리 볼 것이라면 자주 많이 봐서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정도다.
마지막으로 회고를 마치며
어느덧 이 곳에 회고를 작성한게 30개가 넘어갔다.
처음에는 내가 이걸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았다.
항상 내가 생각했던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다.
언제나 착각 속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앞만 보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런걸 일찍부터 할 걸 싶었다.
그렇다고 후회만 할 것은 아니고.
내가 이렇게 살아왔던 것을 부정한다고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저 있었던 일들을 하루하루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나는 바뀌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김성근 감독님이 쓰신 책에서 봤던 구절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걸 오늘 마무리로 적어둘까 한다.
"'어차피 안돼'에서 '혹시'로, 그리고 그 '혹시'가 '반드시'가 되게 만드는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