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고는 조금 다르게 썼다.
평소에는 자기 전에 오늘 하루를 무엇을 했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하루를 되짚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잊혀진 것은 그냥 잊혀진대로, 기억이 안나면 그 부분은 굳이 쓰지 않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어제 있었던 일을 회고하게 되었다.
글을 작성하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잊혀질 것 같다면 여기에 기록을 해두는 것은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기록을 해두고 임시저장한 글을 자기 전에 정리하듯이 써보려고 한다.
생각이 나면 그때그때 바로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지워도 될만한 내용이면 지우는 방식으로.
1. 세상 일과 마찬가지로 내 선의도 항상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세상 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이 말을 실감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나는 늦게 이 말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겉멋'에 찌들어 살았던 것이었고.
오늘 아침만 해도 이 말을 새삼 느낀 일이 있다.
굉장히 사소한 일이라서 적을까 말까 하다가 적어두었다.
나는 지난 달부터 상경을 하게 되어서 친척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매번 얹혀 살기만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서 주에 한 번은 내가 뭘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아침에 운동을 나갔다오면서 빵을 사온다.
그리고 커피도 한 잔씩.
이번에 사촌형이 몸이 안좋다고 해서 커피 대신 차로 바꿔서 사갔다.
외삼촌은 카페인을 뺀 커피를 드시는게 좋아서 그걸로 샀고.
그런데 오늘 아침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외삼촌이 커피가 아닌 차를 마시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나는 사촌형이 감기가 걸려 몸이 안좋다고 해서 차를 사간건데.
외삼촌께서는 어차피 사촌형은 차를 안좋아하고 따뜻할 때 먹는게 나으니까 본인이 드시겠다고 하셨다.
이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사간 것인데 뜻대로 흘러가질 않았다.
괜히 3천원 더 썼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별로 기분도 안좋았고.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커피만 세 잔 사갈껄 하고.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사실 별 것도 아닌 일이었다.
오후에는 외삼촌께서 운동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를 사오면서 내게 유자차를 건내주셨었다.
이걸 어떻게 생각을 해야할까.
그냥 괜히 아침에 드셨던 것이 찝찝해서였을까, 그게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어서 사온 것이었을까.
하필 유자차였다는 것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지 이 사소한 일을 남기는 이유는 이 글의 소제목과 같다.
내가 생각한 선의도 결국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어차피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단순한 해프닝이었던 것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2. 날이 많이 추워서 그런가 손이 저릿하다.
단순히 저릿한게 아니라 손이 굉장히 많이 저릿함을 느꼈다.
오전에 손이 아플 정도로 저릿해서 따뜻한 물로 손을 풀어주는데도 생각처럼 잘 풀리질 않았다.
결국에 아침을 가볍게 먹고 나서 침대에 누웠다.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도저히 아니었던지라 일단 손을 좀 풀어주는 차원에서.
얼추 2시간 정도는 누워서 가볍게 잠에 들기도 했고, 손을 최대한 녹이려고 이불 속에서 있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손이 저릿한 감이 없잖아 있다.
처음에는 손목 터널 증후군이 온건가, 그게 아니면 다른 것인가 걱정이 많았다.
안그래도 아팠는데 또 아프다는 말을 하기가 내심 무섭다.
양손이 하루 아침 운동 갔다 오는 사이에 저릿하다는게 참 희한한 일이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좀 괜찮아질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쓰고 난 뒤에는 잠에 들까 싶다.
3. 비동기 I/O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하루가 다 갔다.
이 부분은 공부를 하면서도 참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실 처음으로 접하는 내용은 아니었을테지만, 학부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내가 다 까먹은게 클 것이다.
오늘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 개념을 보는게 세 번째다.
그럼에도 아직도 오락가락한다는 것은 이 개념에 대해서 잘 정리가 안되었다는 말일 것이고.
볼때마다 새롭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개념은 아니다.
TCP/IP 소켓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도 다시 접하게 될 내용인지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임은 알고 있다.
어려우니까 피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알아야하는 내용이고 더 나아가서 이걸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어렵더라도 어떻게던 내 방식으로 이해하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만큼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고를 마치며
어느덧 성탄절 전날이다.
새벽에 눈이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는 하는데, 나는 그런거 잘 모르겠다.
크리스마스를 챙기고 어쩌고 하는 것도 이제는 큰 감흥이 없어진지 오래다.
어렸을 때는 이 날이 쉬는 날이기도 했고 선물도 받는 날이고 해서 참 설레는 날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날이 오더라도 그리 달갑지가 않다.
지금은 되려 씁쓸하다.
일을 하다가 쉬는 날이 오면 반가울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이 아니니까.
계속 공부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 사람이기에 쉬는 날이 달갑지가 않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날이 될텐데 이렇게 초치는 이야기만 하기도 좀 그렇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말은 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마지막 인삿말을 오늘 회고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다들 크리스마스 이브 잘들 보내시고, 맛난거 챙겨드시고 건강히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