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뭔가 실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책을 읽으면서 진도는 나갔는데, 뭔가 집중이 잘 안됐다.
양적으로는 공부를 한 것 같은데 질적인 공부 차원에서는 못한 것 같다.
1. 강박관념이 다시 또 도진 것 같다.
공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공부 하기 전에 주변을 깨끗이 하고, 뭔가 정리정돈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자신에게 맞는 셋팅이 되어 있어야 그제서야 공부를 한다.
평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스탠드 위치를 계속 바꿨었다.
그리고 키보드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의자 방석 위치도 바꿨다.
하다보니 키보드가 지저분한 것을 보고 좀 닦아야지 하다보니 쓸데없는 시간을 좀 많이 허비했다.
사실 앉아있다보면 틀어지기 마련이고, 항상 똑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는건데.
이상하게 공부하기 전에 셋팅을 하는 것에 강박관념이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심했던 것 같다.
이전에도 이게 문제가 되었었는데 그걸 아직 떨치지 못한 것 같다.
이게 오래되었다보니 하루 아침에 고쳐질 습관은 아니지만, 계속 꾸준히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2. 책은 생각보다는 빨리 읽고 있는데, 질적인 공부는 못한 것 같다.
책은 술술 읽혀서 어느덧 마지막 파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아무래도 속도감 있게 공부를 하겠다고 쭉쭉 나가다보니 읽는 것은 금방 읽는다.
다만 문제가 깊이있게 내용을 숙지하지 않고 달리기만 하다보니 겉핥기식 공부와는 다를 바가 없어졌다.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여기에 기록하면서 복습해야한다는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제대로 알고 넘어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3. 오늘은 제 시간에 일어났고, 낮잠도 정해진 시간만큼 자게 됐다.
정말 간만에 아침 6시 30분에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45분과 7시에 맞춰둔 알람을 끄고 더 일찍 아침 운동을 나섰다.
해가 뜨기 전에 산책을 나가는 것도 나름 묘미가 있다.
운동의 중간쯤에서부터 끝날때쯤 보는 일출에서 이상하게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도 하루의 시작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으로.
운동을 갔다오고 나서 좌욕을 하고 가볍게 손발을 씻는다.
그러다보면 대충 오전 9시쯤 된다.
앉아서 공부를 좀 하다보면 10시에서 10시 반쯤 된다.
그때 신기하게도 살짝 잠이 온다.
잠깐 자고 일어나자 하면 딱 1시간, 그 이상은 안자고 일어난다.
대충 이 시간쯤에 회고를 하고 책을 한 챕터 읽고 자니까 5시간에서 5시간 30분 정도는 눈을 붙이게 된다.
못해도 6시간은 자야하는데 덜 잤던 1시간을 이 때 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약을 끊고 나면 좀 덜 자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둬야겠다.
4. 글을 쓰면서 조금씩 생각하며 쓰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이 문장을 길게 쓴다는 것이었다.
말을 하다보면 어느 수준에서는 호흡을 끊고 가야되는 것도 중요하다.
글을 쓰다보니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와 같은 말을 생각보다 많이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부분에서 쉼표를 붙여가며 말을 자르는 부분도 많았고.
굳이 안붙여도 되는 말이나 쉼표를 붙여서 억지로 이어나가고 있던 것이었다.
일상 생활에서도 요점만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요점만 짚어서 말하는 것이 잘 안됐었다.
그게 글에서도 똑같이 반영이 되고 있었다.
결국 글을 쓰다보면 내 문제가 보인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회고를 마치며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어제보다 더, 내일보다 덜'
어제보다 더 잘못하고 내일보다 덜 잘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내일은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잘 안풀리는 날이 있다.
그게 오늘이다.
항상 잘 되는 날이 없는 것처럼 오늘은 좀 잘 안됐던 것이다.
매일 잘 풀리거나 평소같이 잘 흘러가면 오히려 안되는 날에는 '왜 이게 안될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먹는 것보다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가끔은 안되는 일이 닥쳤거나 오늘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지난 하루인데 이걸 후회한다고 달라질 바는 없다.
다시 최선을 다 하면 되는거다.